가상 사망 네타

소울이터 2010. 7. 17. 09:55 posted by 하누랑

좀 뻘이지만 제목의 저 '네타'라는 단어를 뭔가 우리말로 순화하고 싶은데 순화할만한 단어가 별로 생각이 안나네요. 그래도 평소에는 소재 같은걸로 대체할 수 있는데 저 '가상 사망 네타'라는 단어에서는 소재로 바꾸면 뭔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사실 내가 가상 사망 네타도 상당히 좋아해요.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가듯 나같이 중2틱한 취향의 소유자는 이런 걸 그냥 지나가지를 못하거든요 ㅇ<-< 그런 의미에서 썰 좀 풀어볼게요.

먼저 키드 팀의 세 명에서 한 명만이 남았다는 가정부터. 우선 키드가 남았을 경우는 두가지로 나뉠 것 같아요. 먼저, 사신님이 최소한 팔백 년을 살아왔듯이 마찬가지로 신인 키드도 앞으로 최소한 수백년은 살 것 아니에요. 그 시간을 신도 마녀도 아닌 보통의 인간인 리즈와 파티 역시 함께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할테니 수십년 후에는 키드 혼자 남을게 분명하죠. 얘네 셋은 죽기 전까지는 평생 파트너로 있으리라고 생각하거든요, 함께 자라고 셋 다 어른이 되면 신이기 때문에 늙지 않는 키드는 리즈와 파티가 늙어가는 것을 파트너로서 지켜보리라고 봐요. 리즈와 파티가 죽기 전까지 평생을 파트너로, 친구로 있을 듯. 이 과정에서 리즈는 자신은 늙는데 키드가 늙지 않는 것 때문에 조금은 소침해질 수도 있겠지만 키드나 파티는 전혀 개의치 않아할 것 같아요. 얘네한테 저들은 영원히 소년소녀 시절이고, 서로가 가장 소중한 친구일테까요. 그럼 조금 소침해하던 리즈도 얘네의 플러스 에너지에 영향받아서 나중에는 익숙해지겠죠 ㅇㅇ 리즈도 사실 천성적으로 낙천적이고 느긋한 애잖아요.

그러다가 리즈랑 파티가 늙어죽고 키드 혼자 남으면 분명 슬플테고 보고싶어 할거예요. 처음에는 조금 외롭기도 하고 가슴 아프겠지만 그래도 자기는 신이고 이 애들은 인간이니 어쩔 수 없다고 알거고, 금방 털어내고 이겨낼 것 같아요. 아무튼 평생을 함께 행복하게 살다가 갔으니 아쉬운 것이나 한은 없겠죠. 이 아이들과 만났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함께했던 시간을 정말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으로 남겨두고 자신의 성장 내지 삶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나서는 새로 파트너를 구하든 어쩌든 하면서 다시 완벽한 사신이 되기 위하여 열심히 살아가겠죠. 그래도 새 파트너를 구하더라도 몇 백년 몇 천년을 살아가는 평생동안 리즈와 파티를 잊지는 않을거예요, 처음 마음을 주고받고 함께 싸우고 함께 살아온 첫 파트너들이니까.

근데 이건 평생 셋이 잘 살다가 늙어죽었을 때의 가정이고 문제는 전투 중에 리즈와 파티가 죽었을 때. 일단 키드는 자신의 위치에 대해 자각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 슬픔을 표현하지는 않을테고 주위에서 자기 기분을 걱정하리라는 것을 알테니 오히려 더 의연하게 굴려고 애쓸 듯. 아마 슬픔에 대한 표현은 리즈와 파티가 늙어죽었을 때보다도 오히려 적을 것 같아요. 헌데 그건 겉모습이 그런거고, 속 사정이 어떨지가 문제예요. 얘 평소 하는 짓을 보면 -_-; 시험지에 이름이 예쁘게 안 써지는 것도 자신이 병신이기 때문인 놈인데 함께 싸우던 중 파트너를 삽시간에 둘 다 잃어버리면 그게 누구 탓이라 생각할지는 뻔하죠. 견디고 이겨내야한다고 알고, 정말로 그렇게 되려고 애는 쓰는데 그게 쉽지는 않을걸요. 얘는 겉으로는 이 악물고 버티면서 속으로 곪아 터질 놈이라고 봄.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은 것 같을테고, 그 증상은 알게 모르게 일어나겠죠. 히스테리가 더 심해진다던가 자존감이 또 뭉텅이로 깎여나간다던가……. 아니면 강박증이나 결벽증 증세도 더 심해질지도 모르고. 아마 이번에는 새 파트너도 그렇게 금방 구하지는 못할 듯 싶어요. 자신의 능력이 제 파트너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여길테고 또 리즈와 파티를 배신하는 기분도 들 것 같고 해서. 아주 나중에는 새 파트너를 구하는게 가능해질지 몰라도 그게 아마 최소 수 년에서 심하면 수십 년도 걸릴지도 모르겠구요. 또 옛날에는 분명 혼자서도 잘 살아오던 그 어마어마한 저택에서 오로지 혼자 있는 그 정적도 굉장히 싫겠죠. 이 상황 역시 키드는 리즈와 파티를 평생동안 잊지 못할텐데, 차이점이라면 즐거웠던 추억이 아니라 흉터로 남을 듯. 한줄 요약하자면 얘는 자신의 위치를 알기 때문에 혼자라도 어떻게든 살아가겠지만 그렇게 순탄하고 즐겁게 살기는 힘들겠어요.

이번엔 리즈가 혼자 남았을 때. 우선 리즈는 평생동안 혼자 살아왔던 기억은 없죠. 비록 어린 시절에 길거리에서 믿을 사람 하나 없이 살아왔더라도 그 때도 곁에 파티는 있었거든요. 게다가 인간인 리즈나 파티같은 경우에는 혼자 남으려면 다른 파트너들이 전투 중에 죽는 것 밖엔 선택지가 없어요. 그러니까 만약 전투 중에 키드와 파티가 죽고 리즈만이 살아남는다면 내 생각에 리즈는 그 오로지 이 세상에 자기 혼자 남겨진듯한 기분을 견디지 못할 것 같아요. 일단 처음에는 집을 나올 듯 싶어요. 물론 사신님은 저택에서 계속 살아도 괜찮다고 할 것 같지만 리즈는 얘도 좀 자존심이나 책임감이 있는 애기 때문에 동생과 파트너를 지키지 못한 자신이 그 곳에서 계속 살 자격이 없을 것이라 생각할 듯.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큰 저택 안에서 혼자 있는 적막에 결코 익숙해지지 못하고, 견딜 수 없을거예요. 그래서 집에 나오면 일단 갈 곳은 그래도 익숙한 길거리이기는 한데 문제는 이번에는 혼자고 동생이 없으니 무기로서의 메리트를 활용하지 못하죠 -_-; 애초에 옛날처럼 거리를 주름잡을 기분도 아니기도 하고. 그러니 그냥 술이라도 마시며 짜져있다가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고 생활도 제대로 못할듯) 그 혼자 남은 상황을 못견디고 결국 자살하지 않을까 싶고. 사실 난 개인적으로 리즈도 굉장히 강한 아이라고 여기기는 하는데 아마 그 '혼자'에는 약할거라고 봐요. 특히나 잃어버린 상대가 평생을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던 동생과 태어나서 처음으로 혈육 외에 마음을 주고 자신의 세계에 들여보낸 파트너라면 더더욱.

파티같은 경우에는,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셋 중 가장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애가 얘인 것 같아요. 정신연령이 제일 어리기도 하고 원래 늘 정신상태가 저 멀리 다른 은하에 가있기 때문에 () 작중에서도 자주 보여주듯이 파티는 고삐가 풀리면 무슨 짓을 할지 예측 불허인데다가 그 고삐를 쥐고 있는 사람은 거의 리즈거든요. 리즈가 그러하듯 파티 역시 리즈가 평생 한 번도 떨어지지 않은 언니고 리즈가 동생한테 팔불출 쩌는 만큼 얘도 가만 보면 언니한테 의지라던가, 아니 의존하는게 심해요. 그리고 물론 키드라고 얘에게 헌신짝 같은 존재는 아닐테고 리즈와 마찬가지로 오직 언니만이 있던 자신의 세계에 처음 들어온 사람, 그리고 자신의 세계를 완전히 뒤바꿔버린 사람이잖아요. 원작에서 키드가 납치될 때 길길이 날뛰었던 사람은 파티였죠. 그 때 고삐를 잡고 제어했던 사람은 리즈였고. 그런데 그런 파티의 눈 앞에서 전투 중 키드와 리즈가 죽는다면 파티에게 제동을 걸어줄 사람은 없죠. 스스로 거는 것은 당연히 생각도 못할테고. 그럼 이제 이 경우는 사실 뻔한게 키드가 납치 될 때 리즈가 없었더라면 파티는 분명 혼자서라도 노아에게 덤빌 기세였어요. 그랬으면 파티는 그 자리에서 죽었겠죠. 파트너가 납치당할 때도 그랬는데 파트너와 언니가 죽는다면 아무리 파티라도 이제는 무슨 짓을 하더라도 옛날로 돌아갈 수 없으리란건 알거예요. 그렇다면 이젠 제동 걸어줄 사람도 없겠다, 그 자리에서 미치리라고 봐요. 이성을 잃고 혼자서라도 있는 힘껏 그대로 덤비다가 분명 죽겠죠. 키드가 무기 들고 당해내지 못한 상대에게 파티가 어떻게 이기겠어요. 하지만 파티는 바로 죽는 그 순간까지도 복수밖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음.

아니 근데 써놓고보니 왜 리즈랑 파티는 죽는데 키드는 사나요? 왠지 기분 나쁘네요. 역시 키드는 씌ㅃ썎끼죠 압니다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아무튼 이건 셋 중 하나만이 남았을 때의 이야기고, 하나가 죽고 둘이 남는다면 또 다른 얘기가 나오겠죠. 그럼 기왕 하는 김에 그 이야기도 써볼게요.

그래도 둘이 남으면 하나만 남았을 때보다는 서로 부둥부둥하는게 가능은 하겠지만서도 일단 그나마 제일 잘 버티고 정상적으로 굴러가는 경우는 키드가 죽고 리즈와 파티가 남았을 때고, 가장 제대로 못 버티고 망가져가는 경우는 리즈가 죽고 키드와 파티가 남았을 때일 것 같아요. 먼저 리즈와 파티가 남았을 경우는, 물론 키드가 죽는다면 또 파티는 그 자리에서 미치기 직전까지 가기는 하겠지만 분명 리즈가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키드가 죽은 것에 대해서는 가슴이 찢어질 일이지만 그렇다고 동생마저 잃을 수는 없으니 필사적으로 파티를 붙잡으려 할거예요. 이 때 리즈가 파티를 붙잡는 것에 실패하면 위의 리즈 혼자 남은 루트로 가는거고, 성공하면 둘이 남는거고. 이 때 일단 내 생각에 리즈에게는 키드 = 파티고 파티에게는 리즈 > 키드지 않을까 싶어요, 또 이 둘은 키드를 만나기 전까지는 단 둘이 살아오기도 했고. 그러니 다시 서로에게는 오로지 서로밖에 없고 그 외의 사람은 아무도 믿지도 마음을 주지도 않던 과거로 돌아가겠죠. 대신 이 둘이 남았을 때가 그래도 제일 부둥부둥 서로의 아픈 곳을 끌어안아 주는 것이 가능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 평생을 함께했고 또 평생을 함께할 한 핏줄이니까.

그리고 키드와 리즈가 남았을 경우. 얘네만 남으면 되게 조용하겠어요. 집의 분위기 메이커가 사라졌기도 하고, 또 서로가 서로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무진 애 쓸 듯. 심지어 서로도 꿋꿋한 척 아프지 않은 척 하다가 또 속으로 곪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얘네는 파트너고 영혼이 이어져있는 관계니까 서로 숨기더라도 곪은 상처가 있다는 걸 알아차릴 수도, 또 서로 고름을 짜내주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아요. 근데 그렇다고는 해도 워낙 서로 숨겨서 전부 치료해주는건 힘들 것 같고 반정도만 그게 될 듯. 그리고 조용하다고는 해도 아주 평온한 건 아니고 가끔씩은 키드가 히스테리를 부리고 그 아프고 힘든걸 리즈한테 화풀이 한다던가 하는 상황도 생길 것 같아요. 아니 이게 무슨 때리는 남편과 매맞는 아내 -_-;;;;; 한차례 그러고서는 미안함과 후회때문에 또 괴로워할테고, 리즈는 그걸 끌어안으면서도 또 마음 속에는 상처가 쌓일테고. 그게 쌓이면 언젠가 리즈가 폭발하는 일도 있을테고. 아무튼 파티가 죽는다면 키드도 힘들겠지만 솔직히 키드보다 힘든 사람은 리즈일 거 아녜요. 키드가 자신에게 화풀이를 할 때마다 그걸 참고 끌어안아주다가도 몇 번 반복되어서 쌓이면 그 정도도 보통이 아닐테고. 그럼 이제 키드가 히스테리 부릴 때는 리즈가 참아준다고 해도 리즈가 터지면 쉽게 끝나지는 않을거예요.

마지막으로 키드와 파티가 남았을 경우. 이 경우 문제가 리즈가 죽는다면 또 파티는 미칠텐데 문제는 키드는 파티에게 제동 거는 방법을 모르거든요. 그렇다고 파티가 미쳐서 덤비는 꼴을 키드라고 가만히 구경만 하지는 않을테고 어떻게든 잡으려 할텐데, 리즈처럼 정신적으로 제어하는게 아니라 그냥 무작정 힘으로 붙잡겠죠. 키드가 파티보다 힘이 세기 때문에 이게 먹히기는 먹힐텐데 문제는 이 때 미쳤던 파티의 이성이 다시 돌아오는게 힘들거란 거예요. 그리고 이후에도 파티는 종종 복수에 눈이 멀어 정신이 나갈텐데 이 때마다 키드는 마음을 풀어주는게 아니라 그냥 무작정 힘으로 밀어붙일테구요. 게다가 또 키드 역시 파트너 하나는 죽고 하나는 그 충격에 종종 미치는 상황에 가만히 있어주실 위인이 아니기 때문에 파티가 미칠 때마다 엄청 감정적으로 응대하겠죠. 리즈같은 경우에는 파티를 제어하기도 하지만 사실 키드도 제어를 하는 역할이었는데 그런 리즈가 사라졌으니 키드가 파티에게 감정적으로 응대하거나, 파티가 가만히 있는데도 가끔 히스테리 부릴 때도 분명 있을 테고. 그런데 파티라고 혼자 키드를 다룰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얘네는 둘이 있으면 물론 파트너니 부둥부둥이 안되는건 아닌데 그보다는 악순환에서 나오는 마이너스가 더 심할듯. 그렇다고 가정불화 끝에 만에하나 파티가 혼자서라도 복수하러 나가서 죽거나 아예 둘이 갈라서거나 하는 결말이라도 나오면 그제서야 양 쪽 다 죽을 듯이 후회하겠죠.

아 근데 써놓고 보니 진짜로 키드가 너무 씌ㅃ썎끼네요 -_- 야 너만 없으면 돼 너만!!!!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얘 가만 보면 작중에서도 다른 친구들이나 인물들에게는 되게 예의바르고 매너있게 잘 하는데 유독 자신이 편하게 여기는 사람 (주로 리즈와 파티와 블랙스타) 에게는 굉장히 막대해요. 뭔 말을 하면 꼭 바보 멍청이는 기본이고 블랙스타같은 경우엔 심심하면 주먹질이야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아니 이 슈ㅣ발롬이?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키드 팀 외의 인물 중에서는 또 내가 보기에 이 주연급 애들 중 가장 혼자서 못 버틸 사람은 소울같아요. 얘 보면 정말 정신적으로 마카 의존증이 쩌는게 정말로 마카가 죽는다면 소울은 평생 그걸 이겨내지 못할 듯 싶어요. 오오쿠보 씨께서 공식적으로 소울은 마카를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감정이 있다는 얘기도 하셨고…….

 

 


이 포스트를 하필이면 오밤중에 쓴데다가 배경음은 린과 렌이 합창한 어둠의 댄스 사이트 & 에반에센스의 Everybody's Fool을 틀어놨더니 전체적으로 어둠에 다크 포쓰가 장난이 아니네요. 좀 민망하긴 한데 그냥 올려야지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