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스키드에 대한 썰

소울이터 2010. 9. 2. 22:35 posted by 하누랑

기왕 포스팅 하는거 썰 풀기 전에 잠깐 뱀발 붙이자면 얘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가 정말 머리부터 발끝까지, 생김새나 배경 성격 특성 그 외 등등 전부가 정반대라는 사실이나 그 점 때문에 툭하면 싸운다는 것 같아요. 그래놓고 또 친구라고 의외로 서로 챙겨주는 것도 그렇고. 아 귀여워 죽겠네 :@@@@@@@@@ 이 건방진 땅꼬마들 같으니라고

애니메이션에서는 소울 - 블랙스타 죽마고우 라인이 워낙 확고해서 키드가 되게 쩌리스러웠는데 사실 원작도 얘가 아싸 간지 내고 다닌다는건 부정 못하지만 () 그래도 이 쪽에선 의외로 블랙스타와 키드도 친하다고 인증을 조금 까줘서 되게 행복해요. 으 너희 그 우정 영영 변치 마라 ㅠㅜ 그래선가 내 머릿속에서는 블스키드는 원작 비주얼로 떠오르고 키드리즈는 애니메이션 비주얼로 떠오르기도 하고.

이제부터 본론인데 나는 취향이 대단히 광범위해서 밝은 분위기 어두운 분위기를 전부 커버를 해요. 그래도 꼭 제일 좋아하는걸 골라보라면 정신줄 놓은 병맛개그와 살깎고 뼈깎는 듯한 앵스튼데 헉 벌써 극과 극을 달리죠? ㅇ<-< 난 좀 극단적이고 자극적인걸 좋아하나봐요……. 얘기가 또 산으로 가네요 -_-; 아무튼 시리어스 논시리어스 다 좋아하는데 얘네의 좋은점 또 하나가 그게 다 커버가 된단거예요 ─────(˚∀˚)─────!! 그냥 평소에 얘네가 어떻게 노는지 보고 거기에 대충 상상력을 덧붙이다보면 (둘 다 성격이 쿨 내지 시크는 커녕 되려 좀 도가 지나칠 정도로 혈기왕성하다보니) 뻘하고 달달한 일상물이 나오고 작중에서 나온 광기떡밥같은거 얹어주면 앵스트가 나온단 거예요! 이 만화에 광기 감염같은 써먹기 좋은 떡밥을 던져주신 오옹씨께 무한감사를 드리고싶네요.

그런 의미에서 안 진지하고 가벼운 얘기부터 시작해보자면 내가 보기에 얘네는 좋다고 잘 놀기도 하는데 싸우기도 참 잘 싸워요.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도 가고 잘 놀다가 갑자기 사소한걸로 시비 붙어서 괜히 투닥투닥 싸우고, 그래놓고 또 언제 그랬냐는양 삼초만에 잊어버리고 또 놀고. 둘 다 단순하기로는 아메바가 삼촌이라고 부를 수준이라 저 상황이 무한 리사이클 ㅇㅇ

학교에서 복도에 지나가다가 마주치면 자판기에서 음료수 한캔씩 뽑아들고 수다떨거나 가끔 심심하면 방과후에 따로 만나서 피자나 치킨이나 용돈 사정 여의치 않으면 분식집에라도 가서 맛있는거 먹거나 그런 것도 좋구요. 피자집 가서 서로 경쟁적으로 비싼 메뉴만 여럿 주문해서 둘이서 다 먹고 블랙스타 화장실 가는 척 도망치고 그런 식으로. 어쩐지 결말이 좀 이상해보이지만 착각이에요. 그리고 내가 좀 잡담하고 노는 상황을 좋아해서 그런지 가끔 밤에 심심하면 전화기 붙잡고 한시간씩 시간도 죽이고.

무리수 돋지만 얼마 전에 문득 생각난 뻘한 망상인데 난 내가 전기장판을 좋아해서 그런지 전기장판에 배깔고 누워 노는게 그렇게 귀여워보이더라구요. 해서 하는 말이지만 겨울에 만나서 추우니 나가서 놀기는 귀찮고 집에 들어가 앉았는데 난방이 잘 안되는지 집안도 좀 추운거예요. 해서 옷장 한구석에 처박혀있던 전기장판을 꺼내다 폈는데 두개 꺼내기 귀찮기 때문에 하나만 펴서 둘이 나란히 배깔고 누워서 귤 까먹고. 이 집은 아무래도 블랙스타의 집이겠네요 키드네 집은 서구식이라 입식 구조이기도 하고 또 그 딱 봐도 비싸보이는 집이 난방이 그렇게 안될리가 없어요! 아무튼 손가락 노래지도록 귤 까먹으면서 네가 더 먹네 내가 더 먹네 싸우고 키드가 귤 까는데 귤껍질을 완벽한 여덟조각으로 분리시키려고 애쓰는 걸 보고 속이 터진 블랙스타가 슈ㅣ밤 그냥 처먹어!!! 하면서 덜 깐 귤을 키드 입에 처넣어주고 () 빡친 키드는 끌어안고 있던 베개로 파이널히트를 시전하는데……! 또 귤 까먹으면서 만화책 읽는데 옆에서 삼선슬리퍼같이 생겨먹은 놈이 계속 이래라 저래라 자세나 책 보는 태도같은걸로 잔소리 하고. 한 손으로 턱 괴고 책보지 말라는둥 손가락에 침묻혀서 책장 넘기지 말라는둥 계속 쫑알거리자 빡친 블랙스타는 들고 있던 카리스마 저스티스 신간으로 건곤대나이를 시전…… 어쩐지 일상 썰이 자꾸만 무협으로 가네요 그만할게요.

그리고 오늘 내가 엠피쓰리 들으면서 버스 타고 집에 올 때 생각난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끔 친구들끼리 모이면 특히 수학여행 같은 때에 뮤직비디오도 찍어보고 음악방송 틀어다놓고 립싱크하며 즉석 콘서트도 열어보고 그러잖아요. 서…… 설마 나만 해본건 아니죠……? 아무튼 그거랑 비슷하게 아까는 키드가 블랙스타네 집에 갔으니 이번엔 블랙스타가 키드네 집에 놀러갔어요. 근데 할 것도 없고 해서 그냥 거실 소파와 자신들을 혼연일체 시키다가 심심해서 저기 탁자에 놓여있던 리즈가 놓고간 엠피쓰리를 오디오에 연결해봤다가 어쩌다보니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만…… 낙엽이 구르는 것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한창 시기의 혈기왕성한 소년 두명은 피의 카니발…… 아니 광란의 카니발을 치루게 되는데! 내가 보기에 기득이는 처음에는 뭐임마 노래방도 아니고 그럴 시간에 눈썹 설계도를 한 장 더 그린다 ㅗ'ㅅ'ㅗ면서 튕기다가 어쩌다보니 분위기에 말려들어갈 것 같아요. 아무튼 괜히 이상한 노래만 골라 부르면서 배 잡고 웃고 랜덤 재생하다 여자 아이돌 노래 나오면 립싱크하고 제법 리얼하게 안무도 따라해보고. 그러다 서로 노래 실력 디스하다가 멱살 잡고 귀여운 아이돌 노래 립싱크하면서 그게 뭐야 새끼야 귀엽게 좀 해봐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뭐 이 시발롬아? 난 일부러 귀엽게 안해도 존나 귀엽거든?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하다가 머리채 잡고 서로가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 나오면 또 서로 좋아하는 아이돌 디스하다가 이 꺠썎끼야 나으 모모땅에게 사과해! 너야말로 우리 모모 누나들에게 사과해 씹새야!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하면서 즉석 2인 콘서트가 즉석 이종격투기 경기로 변모하고. 좀 뻘이지만 블랙스타는 되게 성숙하고 섹시하고 화끈한 스타일의 아이돌을 좋아할 것 같고 키드는 양갈래와 리본이 잘 어울리는 귀여운 스타일의 아이돌을 좋아할 것 같아요.

써놓고보니 되게 시시껄렁하네요. 아무튼 좀 분위기 전환해보자면 얘네가 딱…… 그 뭐랄까 질풍노도의 시기잖아요. 근데 작중에서 그 시기를 블랙스타가 좀 크게 겪고 기득이는 의외로 되게 의젓했던데다가 키드가 블랙스타를 도와준 경험이 있었어서 그런가 내 안에서는 좀 블랙스타가 키드에게 의지하는 편이에요. 아니 의지까지는 아니고 그냥 위안같은 걸 얻는다고 할까? 사실 내가 좀 비엘 쥐엘 노멀 가리지 않고 수가 공보다 정신적으로 위인 편을 좋아하기도 하고. 얘네는 보면 아마 키드가 더 정신적으로 위에 있지 않은가 싶어요. 하긴 요새는 또 상황 역전되서 블랙스타가 키드를 도와줘야 하게 됐긴 하니 이것 역시 앞으로의 전개를 계속 지켜보아야겠지만서도 아무튼 여태까진 그래요. 블랙스타도 되게 강한 애고 워낙에 자립심이 쩌는 애라 어지간해서는 남에게 도움 안받으려고 드는데 자의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키드에게는 좀 속 놓고 편하게 위안 받았으면 좋겠어요. 친구 좋은게 다 뭐예요 ㅇ<-<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킨쉽이 포옹이라고 말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따뜻한 체온과 체온이 맞닿는게 너무 좋아서 그래요. 일단 스킨쉽들 중 닿는 표면적이 넓잖아요. 아무튼 이것도 그렇고 위에서 말한 것도 그렇고 그런 의미에서 블랙스타가 키드의 가슴에 기대는거 좋더라구요 ㅇ<-<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런거.


블랙스타는 왼팔로 제 앞에 놓여있던 접시들을 아무렇게나 밀어 치워버리고 키드의 어깨를 눌러 테이블에 눕혔다. 그 위로 두 몸이 겹쳐지고 입술이 겹쳐질 때까지도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곧 입술이 떨어지고 블랙스타는 상대의 어깨를 쥔 손을 놓지 않은 채 고개를 숙였다. 그가 제 가슴에 얼굴을 묻는 것을 느끼고, 키드가 다시 작게 웃었다. 그동안 많이 컸구나, 아주 쑥맥이던게 이런 것도 할 줄 알게 되고. 키드의 손이 허공에 떠올라 제 가슴에 이마를 기댄 블랙스타의 머리를 쓰다듬자 그르렁대는 듯한 낮은 목소리가 가슴을 타고 흘렀다. 내가 말야, 넌 분명 무사할거고 널 구할 수도 있을거란건 한 번도 의심한 적 없거든. 그래도 사실 조금은 후회했어. 내가 만일 아주 조금만 더 빨리 돌아왔더라면 좋았을 걸. 그 말에 키드는 고개를 조금 뒤로 젖히며 숨을 들이쉬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손가락에 기분 좋게 얽혔다. 그랬으면 헤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르지. 그래도 난 말야, 우리가 아주 조금 돌아온 거라고 생각해.


으 지금 보니 되게 민망하고 오그라드네요 ㅇ<-< 아마 한달쯤 전에 모종의 이유로 쓴것 같은데 아직 미완일뿐더러 완성해도 블로그에 공개할 생각은 없었던 물건이지만 일단 일부분만 ㅇㅇ 저런 식의 자세나 구도나 정신적인 위치가 되게 좋더라구요. 근데 또 요새는 반대 구도도 좋은 것…… 같고……. 결론은 그냥 얘네 둘이면 다 좋은건가……. -_-

또 잠깐 다른 얘기지만 힘들거나 괴로울 때에 블랙스타는 그걸 혼자서 속으로 삭히면서 혼자 고뇌하고 혼자 괴로워할 것 같아요. 남에게 약한 모습 보인다는게 자존심 상하기도 하고 걱정시키기도 싫고 그런 이유로. 같은 상황에서 키드는 어떤 경우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긴 하겠는데 아예 금을 긋고 괴로워한다는 것 자체를 부정할 것 같아요. 자기 역할과 위치에 대한 그 뭐지…… 책임감? 그런 것 땜에 난 차기 사신이니까 이런 거 신경쓸 틈 없어! 이런 사소한건 잊고 지금은 내 할 일을 해야해! 이런 식으로. 다만 아주 간혹 자기 기준으로 힘들어해도 괜찮을 수준의 상황에서는 괴롭다는걸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을것 같네요. 차라리 지금 실컷 울고 마음이 조금이라도 후련해진다면 그걸로 괜찮지 않겠냐는 지론으로. 그러니까 다분히 이성적인 판단에서 나온 대응방식인거죠 ㅇㅇ 이성적으로 효율성을 판단해서 감정의 발휘나 대처까지 재단한단 느낌. 문제는 그 힘들어해도 괜찮을 수준의 상황이란게 기준이 높다는거 -_- 근데 결론은 둘 다 힘들어도 겉으로는 티 안내는군요? 이 새끼들 좀 맞아야 쓰겠네요.

내가 좀 유독 소울이터 내에서도 과거사라던가 심리에서 어두운 부분을 많이 파는 애가 리즈랑 블랙스타거든요. 정작 최애는 배경도 레알 쩔어주고 과거도 그냥 복받은 부잣집 도련님인데다가 작중에서도 정신적으로 되게 강했어서 그런가 그런 쪽은 잘 안 파고 차애들이 오히려 그런 얘기 떡밥은 많아서 그런가봐요.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블랙스타가 중간에 겪었던 정신적 심리적인 갈등이라던가 그 때 느꼈을 자존감의 붕괴라던가 외로움이라던가 그런 것들, 혹은 어릴 적에 받지 못했던 부모의 아가페적인 애정 등 의외로 빈틈이 좀 많았었으니까 그 중 극히 일부분이라도 키드에게서 보상받았으면 좋겠다 싶기도 해요. 그렇다고 나도 얘가 뭐 블랙스타에게 대단한 일을 해줄 수 있으리란 생각은 안하고 그냥 같이 있으면 편하고 같이 놀면 재밌고 같이 얘기하면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그 정도의 위안이라도 좋을 것 같고.

 

 

 

지금 생각나는게 이정도밖에 없어서 일단 이만큼만. 나중에 생각나면 좀 더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