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들어가기 전에 전혀 상관 없는 잡담 좀 하자면, 내가 지금 메구리네 루카의 곡을 세 곡 째 듣고있는데 루카가 동인 설정이 도 S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아니 그런데 이렇게 귀엽고 청순한 스타일의 목소리의 소유자한테 도 S 설정이라니 굉장히 놀랍고 상상이 잘 안 되네요, 언제 한 번 보컬로이드의 2차 창작이나 관련 PV를 좀 찾아볼까봐요. 참 그나저나 요새는 보컬로이드라면 린의 인자론, 렌과 루카의 Pygmalion, 루카의 Unchain을 듣고 있는데 정말 좋네요, 특히 Pygmalion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피그말리온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곡인데, 그 어느 피규어 오타쿠의 사랑 쟁취기☆ 인 줄 알았던 피그말리온 이야기가 이렇게 애절하고 멋진 이야기였구나 싶어서 ㅠㅠ
하여간에 문제의 화보집 이야기를 좀 할게요. 내가 이걸 사느라 두달동안 군것질은 하나도 안하면서 (내가 식탐이 참 많은 사람인데 참느라 고생했어요 ㅠㅠ) 그래도 모자라서 가지고 있던 동인지를 죄 팔아치우고나서야 결국 손에 넣은 물건이라 결국 이렇게 내 손에 쥐일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네요. 사실 내가 이거 목요일에 입금했는데 토요일 저녁이 다 되도록 부치지도 않았대서 분노의 메탈기어스를 시전 할 뻔 했는데 어떻게 된게 일요일에 택배가 오는 바람에 (요새는 일요일에도 택배 배달하나요?) 맨발로 뛰쳐나갔다니까요 정말. 상자 뜯는 손이 수전증마냥 부들부들 떨리는데 어휴 ㅠㅠ 책에 기스날까봐 무지 조심조심 뜯었는데 알고보니 뽁뽁이에 싸여있어서 아 또 뻘짓했구나 싶었어요.
아 근데 왜 또 얘기가 저기까지 갔지 ㅇ>-< 하여간에 일단 겉모습은 이렇게 생겼어요.
사실 받기 전엔 세로로 펼치는 책일거라 생각했는데 가로더라구요. 게다가 일본책 답지 않게 좌철이었어요, 사실 여태까지는 모든 일본책은 우철일 거라 생각했는데……. 하여간에 표지 진짜 예쁘지 않나요? 마카의 자태 하며 색감, 스타일 하며 정말 멋진 그림이라고 생각해요!
껍데기와 겉표지를 분리해보았습니다. 이게 확실히 소장용이라 그런지 보호용 플라스틱 껍데기 하며 양장 제본 하며 일본책 치곤 유난스레 좋은 종이질 하며……. 근데 그래도 솔직히 비싸긴 비싸 :@@@@ 사진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저 플라스틱 곽의 뒷면에는 표지 그림이 펜터치 버젼으로 인쇄되어있는데, 이것도 진짜 멋지더라구요! 오오쿠보 씨의 그림은 스타일 상 흑백도 굉장히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선이 균일하지 못하다는 것도 오히려 매력이고……. 개인적으로 오오쿠보 씨의 선이 갑작스레 굵어지는 부분을 참 좋아하거든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첫 페이지를 펼쳤더니 딱 보이는 그림이 하필이면 이것이라 심장이 정신줄을 놓을 뻔 했어요. 사실 이 그림을 내가 처음 봤던 때는 웹서핑 중 인터넷이었는데 그 때 구했던 이 그림이 크기가 손톱만했거든요, 그렇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나 색감, 그림 자체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 좋은 그림을 이런 손톱만한 크기로밖에 볼 수 없다니! 하고 울었거든요. 게다가 이 그림, 보시면 아이들이 대체적으로 신제복 스타일로 옷을 입고있는지라 굉장히 최근 그림일거라 예상했고 화보집에는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런데……. \(^O^)/ 우와 정말 모니터에서 그 조그마한 크기로 볼 때에도 정말 멋졌는데 이런 사이즈로 보니 아주 그냥 \(^O^)/ 정말 분위기 너무 마음에 들어요! 개인적으로 단체컷 정말 좋아하기도 하고 오오쿠보 씨 특유의 스타일이 확 살아나면서도 너무 어둡지 않고 하여간에 정말 보고 또봐도 질리지 않는 그림이네요. 츠바키와 파티의 가슴이 저렇게 작았던가? 블랙스타와 키드가 언제부터 저렇게 키가 컸지? 하는 사소한 물음이 남긴 하지만.
좀 상관없는 소린데, '멋진 풍경을 그려봐라'하는 소리에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그리는 모습이라면 푸른 초원과 파란 바다 등일텐데 오오쿠보 씨는 특이하게도 도시 배경을 참 즐겨 그리시는 것 같아요, 그 것도, 화려한 번화가 같은 게 아닌 뒷골목이나 번화함과 번성이 살짝 비껴나간 그런 곳. 그렇지만 이 펑크틱한 배경이 오오쿠보 씨 답고 또 무척 어울려서 개인적으론 정말 좋아해요. 물론 화려한 도시나 맑은 자연의 경관도 멋지지만 이런 것도 개성있고 근사하잖아요!
이거 그림들을 너무 많이 찍어 올리는 것도 좀 미안하고 행여 이 화보집을 사실 생각에 조사차 검색하셨다가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이 있으실까봐 모든 그림을 하나하나 찍어 올리지는 않을게요. 다만 말로 종알종알 하자면, 정말 오오쿠보 씨의 그림들이 거진 다 있기는 해요. 심지어 1권에서의 그림부터 14권까지, 오오쿠보 씨가 컬러작업 하셨던 일러스트들은 대부분 실려있네요. 다만 비원 때의 그림들도 몇몇 빠져있고, 소울이터 애니메이션의 레이트 쇼에서 보너스로 나왔던 그림 중에서도 종종 없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 에우레카 세븐을 패러디한 그림은 있었지만. 하지만 정말 '거진 다' 있는 것 맞는 것 같은게, 컬러작업 도비라나 표지는 그렇다쳐도 강강에서의 컬러페이지나 심지어는 소울이터 캘린더까지 죄다 실려 있는 건 의외였거든요.
그림들 주욱 보다가 느낀건데, 사실 오오쿠보 씨 본인도 그리 말씀하셨긴 하지만 이 분 정말 그림을 그리실 때 온갖가지 실험과 시도를 죄다 해보신 것 같아요. 그림체의 변화도 변화지만 참 그림 그리는 스타일, 방식이 죄다 제각각이라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한 사람이 그렸으리라고는 알지 못할 정도거든요. 그런데 이런 온갖 시도와 노력을 해서 실력이 그리 단기간에 발전한 건가 싶기도 하고.
뒷 쪽에 보면 소울이터 Wii 게임 모노톤의 프린세스의 설정자료 (로 보이는 것) 이 있더라구요. 이걸 보면 아마 오오쿠보 씨가 모노톤의 프린세스의 캐릭터 설정 작업에 상당수 관여하거나 한 것 같기도 해요, 하긴 나도 처음 모노톤의 프린세스 영상을 볼 때엔 왜 이렇게 오리지날 캐릭터들의 디자인이 오오쿠보 씨 스타일이지 싶었는데 이걸 보니 의문이 풀리네요! 그치만 모노톤의 프린세스에서, 이 설정자료의 포네라에게 인형을 안긴 것은 정말 잘 한 결정이었던 것 같아요.
이 화보집의 감상을 쓰셨던 분들이 다들 꼭 언급을 하셨던 것이긴 한데, 이 책에 실린 그림이 소울이터 뿐이 아니라 비원도 퍽 있어서 참 좋았어요! 비원의 표지, 도비라는 물론 드라마 CD의 삽화까지 있구요. 내가 참 비원의 아이들을 그려보고 싶어도 현재 비원의 자료가 내 수중에 없어서 시도는 하지 못했는데 이 화집에 있을 게 다 있어서 기쁘네요. 언제 한 번 그려봐야겠어요!
좀 많이 뻘하긴 한데 개인적으로 놀랍다고 생각하는게
본격 오오쿠보 씨의 컬러 일러스트 변천사. 첫번째는 2권 보충수업 에피소드의 도비라였고 두번째는 최근 그림이지요. 이거 사실 더이상의 설명이 必要韓紙? 싶기는 한데 그림체의 변화 그림 그리는 방식의 변화는 둘째치고 일단 애들이 누가 누군지를 못 알아보겠어요 () 그리고 또
이 그림 ^^ 내가 예전에 이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깊은 감명을 받아 이 한 장으로 논문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렇게 화보집에서 본격적으로 큼직하게 보니 참 감회가 새롭네요. 이렇게 보니 참…… 이 새끼의 병신스러움이 한 팔백 배는 증가된 것 같고 그래요 ^^ㅗㅗㅗㅗㅗㅗㅗㅗㅗ
책은 정말 좋았어요. 비록 꽤나 돈이 들었지만, 그 돈을 들이부은 것이 조금도 후회되지 않을정도로. 그냥 펼쳐만 놓고 있어도 입가에 실실 웃음이 번지는데 내가 느끼는 것은 아…… 나도 참 답이 없는 빠가 되었구나…….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