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원작이 애니메이션 화 하는 과정 중에, 원작자와 애니메이션 제작진들의 캐릭터 해석이 완전히 같을 수가 없기에 등장인물들이 조금씩 변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그 걸 한 번 주제로 써볼게요. 제목은 뭔가 분석글마냥 거창한데 그냥 두서없이 기억나는 것들만 죽죽 쓸게요.
우선 가장 먼저 기억나는 사람이라면 역시 옥스가 있겠네요. 내가 원작은 삼 권까지만 보고 그 후론 애니메이션을 BREW 까지 보고 다시 원작을 정주행한 터라, 옥스는 애니메이션의 옥스를 먼저 접했어요. 그런데 애니메이션에서의 옥스와 원작에서의 옥스가 워낙에 사람이 달라서, 후에 원작을 읽을 때에 꽤나 혼란스러워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작의 옥스는 조용하고 착실한, 꽤나 성실파에 지고지순 일편단심 민들레인데 반해 애니메이션의 옥스는 음…… 바보죠? 잘난 체 하고 지 잘난 맛에 사는데다가 좋아하는 여자에겐 엄청 매달려요. 그러니까 요약하면 원작의 옥스는 간지남이고 애니메이션의 옥스는 꼴불견입니다 ㅇㅇ 사실 원작과 애니메이션에서 밀어주는 것을 봐도, 원작에서는 옥스에게도 에피소드나 분량, 컷을 상당히 할애하면서 이 녀석은 멋있는 녀석입니다! 간지캐예요! 하고 밀어주는 반면에 애니메이션에서는 대놓고 그냥 찌질한 개그캐로 밀어주잖아요?
우선 옥스가 첫등장 했던 편은 원작에서나 애니메이션에서나 초 필기시험 때였어요, 애니메이션에선 14화, 원작에서는 12화예요. 옥스가 각각에서 어떻게 나왔는지를 떠올려보세요, 우선 애니메이션에서는 어땠지요? 초장부터 하바랑 이번 시험의 예상 등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의도적으로 자기 뒷자리의 마카를 자극하는 발언을 했었던 것 기억 나시나요? 그리고 또 시험 중에도 자신이 먼저 시험지를 풀었다고 마카를 약올리기도 했구요, 그러다가 리즈에게 머리카락을 뽑히고 개그캐 인증만 대차게 했지요……. ㅇ>-<
그에 반해 원작에서는 어땠나요, 물론 원작에서도 자신이 이번 시험에서 1등 할 것이라는 느낌의 발언을 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 말을 꺼낸 것은 옥스의 옆자리에 있던 남학생이었고 옥스는 그 말에 아마도 그럴 것이다 정도의 반응을 보인 것 뿐이구요, 마카를 자극하거나 하는 것은 추호도 하지 않았잖아요? 솔까 원작에서는 그냥 옥스와 남학생의 이야기를 들은 마카가 혼자 열폭한 것 뿐이잖아요 (…….) 그리고 원작의 초 필기시험 에피소드에서 옥스의 등장은 이게 전부였어요, 애니메이션에서의 시험 중에 마카를 약올리거나 머리카락을 뽑히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지요. 아 근데 이건 좀 이거대로 눈물나네요 ㅇ>-<…….
초 필기시험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 이후의 행보에서도 원작과 애니메이션에서의 옥스의 차잇점이 꽤나 보이거든요. 이를테면 BREW 에피소드의 초반부에서도, 원작에서는 아무래도 옥스의 옷과 모자때문에 특히 더 그런지, 오오쿠보 씨께서 이 애를 그리시는데 좀 신경을 쓰셨다는 것이 확 보이거든요. 옥스가 나오는 컷 하나하나를 자세히 보세요, 구도, 자세, 표정, 어느 것 하나 대충 잡은 장면이 없잖아요. 그에 반해 애니메이션에서는…… 어…….
같은 장면입니다.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에서는 애초에 옥스를 멋있게 그릴 생각이 없는 것 같죠? ㅇ>-<……. 또, 옥스가 킴을 좋아한다는 소재도 애니메이션에서는 잠깐잠깐씩 개그치는 것 밖에는 뭐가 없었구요, 37화에서는 BREW 쟁탈전 때의 자신의 활약상 -_-; 을 신나게 클래스메이트들에게 자랑해대는 등 참 비호감 짓만 가지가지 골라서 했죠. 그에 반해 원작에서는 아예 에피소드를 하나 통째로 옥스에게 배분해서 대활약 시킨데다가, 요새는 또 머리카락을 길러서 외모까지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구요.
근데 사실 난 기본적으로 원작의 옥스를 더 좋아하기는 하지만 예외적으로 14화는 애니메이션 쪽을 더 좋아해요. 내가 워낙에 애니메이션 14화를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사실 14화는 옥스의 애니메이션 버젼 성격이 제대로 빛을 봤다고 생각해요.
옥스 얘기는 많이 했으니 다른 아이들 이야기도 좀 해볼게요, 이건 이전에도 몇 번씩이나 이야기 한 적이 있긴 한데 키드도 원작이랑 애니메이션이랑 많이 다르지 않나요? 원작의 키드는 애늙은이에 더 쿨하게 구는데 애니메이션은 그냥 바보죠 (2) 원작이 훨씬 표정이나 감정의 변화가 적고 차갑게 군다면 애니메이션은 차가운 척 하는데 그냥 바보예요 바보. 게다가 헤타레에 츤데레 기미까지 보입니다 (…….) 게다가 원작은 일러스트에서도 본편에서도 애가 참 너무 라이토틱해서 (라이토틱하다 (Lighttic하다) :【형용사】썩소로 신세계의 신이 될 기미가 보이다) 참 악당같은데 반해 애니메이션은 포스가 참 없어요. 왜냐하면 그냥 바보잖아요 바보바보.
키드는 이런 차이가 나온게 아무래도 이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이가라시 감독님이 이전에 감독했던 작품 '오란고교 호스트부'의 주인공 타마키와 키드의 캐릭터 해석이 겹친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에서의 키드는 아무래도 성우도 그렇고 애의 설정도 그렇고 타마키랑 겹치는 느낌이 크잖아요? 아무래도 키드가 애니메이션에서 변한 것이, 타마키 스타일이 된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론 둘 다 참 병신같…… 아니 좋긴 한데 개인적인 내 입장에선 사실 굴리기 편한 건 애니메이션 쪽이긴 해요. 내가 쿨계보단 좀 튀는 애가 더 익숙하거든요.
사실 제목에 대한 얘기는 벌써 다 했고 (사실 저 두 명 말고도 쓸 인물이 몇 명 더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요 ㅇ>-<) 기왕 키드 얘기 나온김에 얘 얘기 좀 더 할게요. 얘가 애니메이션 쪽에서 좀 작화가 유난히 멋지게 나왔다 소리를 듣는 장면이 주로 1기 오프닝과 1기 엔딩인데 이상하게 난 1기 오프닝 엔딩은 좀 별로였어요. 오히려 오프닝 엔딩으로 세면 난 3기 엔딩 혹은 4기 엔딩의 모습이 더 마음에 들었거든요? 본편에서는 30화를 좋아했고. 근데 아무래도, 생각해보면 난 요 놈이 성숙하게 나오는걸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그러고보면 2차 창작 그림들 볼때도 어머 이건!!!! 싶었던 그림들은 대체로 키드가 유난스레 어른스럽게 그려진 그림들이었고……. 옛날에 비해선 많이 덜해졌긴 하지만 난 아직도 성숙한 스타일을 좋아하긴 하나봐요.
(근데 또 원작에선 얘가 가끔 유난~ 히 나이들어 보일 때가 있는데 그건 좀 짜식어요. 이건 뭐지 -_-;;;)
아 소울이터 65화 보고싶네요. 근데 65화에선 고페르랑 마카가 싸우는 거 나오겠죠? 재밌을 것 같고 소울의 능력도 궁금하고 보고싶기는 한데…… 그래서 키드는 과연 언제 구출되는걸까요? 이 새끼 이러다가 기다리다 지쳐 혼자서 땅굴파고 나오는 거 아님? ㅠㅠ